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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 제작기 1 — 게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그 궁금증에서 시작했다

로그 제작기 시리즈

  1. 게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그 궁금증에서 시작했다 ← 지금 글
  2. 세계관부터 세웠다 — 동양 신화와 현대의 결합
  3. 연옥으로의 초대 — 세계관 일러스트로 먼저 보는 로그의 세계
  4. 용도별 AI 협업과 프롬프트 — 그림을 만들어 게임에 넣기까지
  5. PoC에서 열두 개의 문까지 — 제작 과정 전체
  6. 게임 시스템 설계 — 넋칼, 요괴, 십이지신, 스테이지
  7. 아키텍처와 흐름 — 한 파일짜리 PoC를 관리 가능한 프로젝트로
  8. 한계와 과제, 그리고 3D라는 욕심

🎮 바로 플레이: 게임 탭에서 로그 열기 · 소스: noah2byte/log-game

시작은 질문 하나였다

“마리오 같은 게임 만들 수 있나?”

Claude에게 던진 이 한 줄이 시작이었다.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기보다 게임이 실제로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 알고 싶었다. 캐릭터는 어떻게 정하고, 그림은 어떻게 게임 속에서 움직이고, 적은 어떤 규칙으로 행동하고, 난이도는 무엇을 기준으로 조절하는지. 평소 배포 파이프라인을 만들고 운영하는 일을 하다 보니, 결과물보다 그 결과물이 나오기까지의 흐름이 더 궁금했다.

그래서 이 시리즈는 완성된 게임을 소개하는 글이 아니다. Claude와 대화를 주고받으며 게임 하나가 질문 → 프로토타입 → 피드백 → 수정을 반복하며 자라난 과정의 기록이다. 그 과정에서 무엇을 고민했고, 왜 그렇게 결정했고, 무엇이 잘못되어 다시 고쳤는지를 최대한 그대로 남겼다.

게임보다 세계관이 먼저였다

만들다 보니 방향이 하나 생겼다. 단순히 게임을 만드는 것보다, 세계관을 먼저 세우고 그 세계관 안에서 게임이 진행되는 쪽이 좋겠다는 것이었다.

적이 왜 적인지, 주인공이 왜 싸우는지, 무기가 왜 그런 모양인지가 세계관에서 설명되면 게임의 규칙이 억지스럽지 않다. 반대로 규칙을 먼저 만들고 이야기를 나중에 붙이면, 이야기는 장식이 되고 만다. 그래서 캐릭터 한 명을 정한 직후부터 세계관을 먼저 쌓고, 게임의 모든 요소가 그 세계관에서 나오도록 설계했다.

그리고 세계관의 재료로는 서양 역사나 신화가 아니라 우리나라와 동양의 역사·신화에 현대적인 요소를 결합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판타지 게임의 대부분이 서양 중세나 북유럽·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하는데, 같은 재료로는 아무리 잘 만들어도 “어디서 본 것 같은” 느낌을 벗어나기 어렵다. 반면 삼국 시대 유적, 십이지신, 장승과 솟대, 하회탈, 어둑시니 같은 한국 요괴는 게임에서 거의 쓰인 적이 없는 재료다. 여기에 현대 도시를 섞으면 독창적인 세계가 나올 거라고 봤다.

그렇게 나온 것 — 로그: 열두 시진의 문

타이틀 화면 검은 해 아래 멈춘 연옥. 타이틀 화면

로그: 열두 시진의 문은 2D 횡스크롤 픽셀 액션 플랫포머다.

  • 세계: 이승과 저승 사이, 해가 검게 멈춘 연옥. 삼국 시대 유적과 현대 도시가 함께 가라앉아 있다.
  • 주인공: 숨겨진 오류를 추적하는 탐정 로그.
  • 적: 연옥에 퍼진 “오류”에 물들어 폭주한 십이지신과 한국 요괴들.
  • 이야기: 로그는 열두 시진의 문을 다시 돌려 멈춘 시간을 되살리고, 십이지신에게 정신개조를 당한 연인 달토끼를 되찾으려 한다.

제1문 플레이 화면 제1문 자시(子時). 폭포가 떨어지는 떠 있는 섬과 기와 도시, 장승이 선 앞마당

열두 스테이지는 각각 다른 풍경과 지형을 갖는다. 연옥의 하루가 흐르듯 자시의 깊은 밤에서 묘시의 새벽, 오시의 한낮, 유시의 노을을 거쳐 마지막 진시의 폭풍까지 이어진다.

스테이지 테마 1~6 제1문~제6문: 가라앉은 도시, 제철소, 대숲 산성, 달의 정원, 서낭당 늪, 성벽 아래 벌판

스테이지 테마 7~12 제7문~제12문: 구름 위 산사, 남사당 장터, 노을 송신탑, 순라길 성곽, 황금 곳간, 폭풍의 용궁

이 게임은 프로토타입이다

미리 분명히 해둘 게 있다. 지금의 로그는 프로토타입이다. 이야기의 처음부터 끝까지 한 바퀴를 돌 수 있고 저장·소리·배포까지 갖췄지만, 세계관을 포함한 모든 것은 앞으로 바뀔 수 있고 더 다듬어질 수 있다. 실제로 제작 도중에도 주인공 콘셉트가 세 번 바뀌었고, 적 구성은 통째로 갈아엎었고, 코드는 한 파일짜리 HTML에서 모듈 구조로 다시 태어났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만들다 보니 욕심이 났다. 이 세계관을 3D로 옮겨 판을 더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이야기는 마지막 8편에 적었다.

제작 방식

  • 대화형 개발: 기획, 설계, 코드, 테스트는 Claude와 대화하며 진행했다. 내가 방향과 피드백을 주면 Claude가 구현하고, 결과를 직접 보고 다시 피드백하는 방식이다.
  • AI 모델은 용도별로 나눠 썼다: 코드와 설계는 이 분야에 최적화된 Claude, 캐릭터·요괴·보스 스프라이트처럼 화풍 일관성이 중요한 그림은 결과가 가장 좋았던 제미나이, 세계관 설정화와 엔딩 일러스트처럼 한 장의 완성도가 중요한 그림은 챗지피티로 만들었다. 모델마다 강점이 달라서, 역할을 나누는 게 결과를 가장 크게 좌우했다(4편).
  • 그러나 AI는 한국 문화를 자주 틀렸다: 홍살문을 일본 도리이로 그리고, 그림 속 한글에 오타를 냈다. 한국 세계관이 이 게임의 핵심 차별점이라 가장 신경 써서 교정한 부분이고, 앞으로도 개선이 필요한 과제다(3편, 4편).
  • 기술: 처음엔 HTML 한 파일로 시작했고, 규모가 커지면서 Vite + TypeScript 프로젝트로 옮겼다. 게임 엔진은 쓰지 않았다(7편).

이 시리즈에서 다루는 것

편내용
2편세계관을 세우며 먼저 고려하고 검토한 것들, 설정이 게임 규칙이 되는 방식
3편챗지피티로 그린 세계관 일러스트로 먼저 둘러보는 연옥
4편용도별 AI 모델 협업, 실제 프롬프트, AI가 틀린 것(한국·일본 문화 혼동, 한글 오류)과 조치, 배경 제거 파이프라인
5편첫 움직임 테스트부터 엔딩까지, 피드백에 따라 게임이 바뀐 순서
6편넋칼·랜턴 같은 핵심 시스템, 요괴와 보스의 행동 설계, 스테이지 생성 규칙
7편전체 아키텍처, 게임 루프와 데이터 흐름, 성능 문제와 배포 파이프라인
8편현재 한계와 남은 과제, 그리고 3D로 확장한다면

게임을 만들어본 적 없는 사람도 따라올 수 있도록, 가능하면 그림과 함께 “왜 그렇게 했는지”를 적었다.

This post is licensed under CC BY 4.0 by the 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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